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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우디(Maudie)》 정보와 줄거리, 국내외 평가 반응, 내가 이 영화를 여러 번 보게 된 이유

카이로스11 2026. 9. 14. 16:32

목차


     

    정보와 줄거리

     

    《마우디(Maudie)》​는 캐나다의 민속화가 마우드 루이스의 삶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관절염으로 몸이 불편했던 마우드는 가족에게서 독립하고 싶어하다가 외딴 오두막에 혼자 사는 생선장수 에버렛 루이스의 가정부로 들어가게 된다. 두 사람은 결국 결혼하고 함께 살게 된다. 마우드는 작은 집의 벽과 창문, 여러 물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 그림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그녀를 유명한 화가의 길로 이끈다. 영화는 마우드의 예술뿐 아니라 두 사람의 거칠고 복잡한 관계를 함께 그린다.

     

    국내외 평가 반응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배우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의 연기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타이틀롤을 맡은 샐리 호킨스의 뛰어난 연기가 몸이 불편한 마우드 루이스의 외형적 상황은 물론 순수한 예술적 열정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는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편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인상적인 인물 연구로 평가했고, 다른 쪽에서는 에버렛의 폭력적인 행동을 사랑 이야기처럼 다루는 데 불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마우디(Maudie)》는 캐나다 스크린 어워드(Canadian Screen Awards)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을, 밴쿠버 국제 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한 웰메이드 영화다. 

     

    내가 이 영화를 여러 번 보게 된 이유

     

    내가 《마우디》를 여러 번 보게 된 이유는, 볼 때마다 다른 인물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마우드였고, 그다음에는 에버렛이었다. 그런데 몇 번을 다시 보고 나니, 내가 정말 오래 바라보게 된 사람은 에버렛이었다. 

    처음에는 무서운 남자였다

    처음 본 에버렛은 무서웠다. 거칠고 무뚝뚝했다. 혼자 자기 방식대로 살아온 사람답게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도 서툴러 보였다. 그래서 마우드가 그 집으로 들어갈 때 나는 생각했다. “저 남자와 정말 같이 살겠다고?” 그런데 다시 보니 무서운 남자 뒤에 외로운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어쩌면 사랑받는 법을 한번도 배워보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의 거친 행동이나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

    마우드는 그 집에 적응했다 

    처음에는 마우드가 에버렛의 세계에 적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은 오두막에서 궂은 일을 하고, 그의 생활 방식에 맞추려 애쓴다. 그런데 한 가지는 양보하지 않는다. 그림이다. 마우드는 벽에도 그림을 그리고, 창문에도 그림을 그리고, 집 안의 작은 물건에도 그림을 그린다. 처음의 오두막은 색이 없었다. 어둡고 거친 공간이었다. 그런데 마우드의 그림이 하나씩 쌓이면서 집에 색이 생긴다. 나는 이 변화가 참 좋았다. 마우드는 집에 적응하면서 동시에 그 집을 자신의 세계로 바꾸고 있었다.

    그리고 에버렛도 조금씩 변한다

    처음에는 마우드가 에버렛의 집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에버렛이 마우드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림을 받아들이고, 그녀의 재능을 인정하고, 조금씩 그녀를 필요로 하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을 들인 것처럼 보였던 남자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어간다. 마우드는 그림을 그리며 자기 삶을 살아낸다. 에버렛은 마우드를 사랑하면서 비로소 자기 마음을 발견해 간다. 

    그런데도 에버렛은 끝까지 결혼을 거부한다

    여기서 나는 마우드가 정말 강한 여자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에버렛과 함께 사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의 아내가 되기를 원한다. 에버렛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결혼식 비용을 핑계로 여러 번 거절한다. 하지만 마우드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요구해서, 결국 에버렛의 승낙을 받아낸다. 생각해보면 이 결혼은 그냥 사랑에 빠져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결혼이 아니다. 가정부에서 시작해서, 신체적 폭력도 견뎌내고, 그 집의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자기 공간을 만들고, 자기 존재를 인정받고, 마침내 아내라는 자리까지 스스로 밀고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식 뒤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우드가 뒤가 트인 낡은 화물마차 같은 것을 타고, 남편이 된 에버렛이 뒤에서 마차를 밀며 탁 트인 들판을 비틀비틀 내려오는 모습, 너무 허술해서 마차라고 부르기에도 망설여지는 탈것이다. 그런데도 마우드는 행복하다. 나는 그 얼굴에서 단순한 신혼의 기쁨이 아닌 다른 것을 본다. 또 하나의 벽을 넘어선 한 사람의 승리. 마치 “이번에도 내가 해냈어.” 라고 말하는 얼굴 같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어두워진다

    마우드가 세상을 떠난 뒤, 에버렛은 다시 혼자가 된다. 마우드의 병원 침대 옆에서 숨죽여 오열하는 에버렛, 오두막에 홀로 남은 에버렛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쓸쓸한 장면 중 하나다. 처음의 집과 같은 집이다. 그런데 전혀 다르다. 처음 그 오두막은 무채색의 외로운 공간이었다. 마우드가 살면서 그곳은 그림으로 채워졌고, 따뜻한 오두막이 되었다. 그런데 마우드가 떠난 뒤 그 공간은 더 짙은 무채색, 깜깜한 공간이 되면서 영화가 끝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곳이 처음보다 덜 외롭게 느껴진다. 이제 그 어둠 속에는 마우드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벽에 남은 그림도, 물건에 남은 흔적도, 기억도 모두 마우드가 남긴 것이다. 마우드는 오두막을 자신으로 가득 채워놓고 떠나 갔다.

    내가 《마우디》를 여러 번 보게 된 이유

    나는 이 영화를 여러 번 보았다. 무엇을 발견하려고 여러번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 보였다. 처음에는 마우드가 보였고, 두 번째에는 에버렛이 보였고, 그다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시간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 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면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그리고 나를 만나고 난 뒤 달라진 사람이 내 주변에 있었을까? 한 사람을 사랑한 뒤, 우리는 정말 예전의 우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한 남자의 얼굴을 다시 발견한다. 어쩌면 좋은 영화란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그대로인데, 볼 때마다 내가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영화 속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나 자신을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그게 내가 《마우디》를 여러 번 보게 된 이유다.